Ⅰ. 서론
압출성형은 일반적으로 분말 또는 액체 형태의 재료를 혼합·가열한 후 다이를 통해 밀어 넣어 형상을 만드는 연속 공정으로 정의된다(Harrington 등, 2014). 압출성형은 HTST(high temperature short time) 처리 특성을 바탕으로 미생물 사멸, 비효소적 갈변, 전분 젤라틴화, 단백질 변성 등을 유도하여 위생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Dekkers 등, 2018). 이 기술은 식품 산업을 비롯해 플라스틱, 제약, 사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산업에서는 플라스틱 섬유나 폴리머를 가열·용융하여 성형하는 데 사용되며(Chen 등, 2022), 비닐봉지, 시트, 파이프를 포함한 모든 플라스틱 제품의 절반 이상이 압출성형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Repka 등, 2007). 제약 산업에서는 약물 전달 시스템 개발에 활용되어 경구용 및 국소용 필름, 임플란트, 안과용 삽입물 등 다양한 제형 생산을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Patil 등, 2016). 사료 산업에서는 압출성형 공정이 원료의 기호성과 소화율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며, 반추동물 및 수생동물용 사료 생산에 사용된다(Iommelli 등, 2022). 또한 압출성형 공정은 패널 및 파이프와 같은 구조용 시멘트 기반 소재 제작(Perrot 등, 2019)이나, 금속 부품과 구조물을 제조하는 변형 기반 공정(deformationbased manufacturing)에도 널리 적용된다(Sun 등, 2021). 특히 식품 산업에서는 전분과 단백질이 풍부한 원료를 활용하고, 영양 강화를 위해 다양한 성분을 첨가함으로써 최종 제품의 기능적 특성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으로 적용된다(Kumari 등, 2020). 전분, 단백질, 식이섬유 등의 성분을 구조적으로 변형시켜 스낵, 시리얼, 대체육 등 다양한 제품의 조직감과 텍스처를 설계하는 데 활용된다.
본 연구는 압출성형 공정의 원리와 장비 구성, 주요 공정 변수의 작용 메커니즘을 고찰하고, 식품 산업에서의 응용 사례를 중심으로 공정 제어와 제품 품질 간의 관계를 논의하였다. 이를 통해 압출성형 공정에 대한 이론적 이해를 확립하고, 향후 연구 및 산업적 응용에 기초가 될 수 있는 통합적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본론
일반적으로 압출기는 피더(feed section), 압축(compression section), 계량(metering section)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며, 각 구간은 점차적으로 압력을 증가시켜 원료의 밀도와 물성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Berk, 2009). 내부 구조에는 호퍼, 배럴, 스크류, 다이, 절단 장치, 온도 제어 장치, 유체 주입용 포트(증기·물 등), 측정 장비, 드라이브 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재료는 호퍼에서 배럴로 투입된 후 고온·고압 조건에서 압축, 전단, 용융, 변형 과정을 거쳐 점성 유체를 형성하며, 마지막으로 배럴 끝에 위치한 다이 오리피스를 통해 성형된다. 이 과정에서 재료는 스크루 회전에 따라 이동하면서 마찰(slip friction)과 전단력(shear force)을 받게 되며, 이에 따라 점도 및 구조가 변화된다(Cuiping 등, 2022).
스크루는 압출기의 핵심 구성 요소로, 이송·혼합·압축·펌핑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스크루의 설계(예: 피치, 깊이, 구성 요소 배열 등)는 원료의 특성과 최종 제품의 요구 품질에 따라 달라지며, 공정 효율과 제품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Harper, 1981; Singh와 Heldman, 2007). 특히 mixing elements가 배치된 이축 압출성형기(twin-screw extruder)에서는 전단력과 분산력이 강화되어, 단백질 구조의 재배열이나 유화 효과가 극대화된다.
한편, 다이(die)는 반죽이 수평 방향에서 수직 또는 다른 방향으로 전환되며, 형태를 형성하는 지점으로, 압출기의 최종 성형 단계에 해당한다. 다이는 복잡한 구조로 설계될 수 있어 압출된 식품에 막대, 공, 튜브, 곡선 원통, 원뿔 등 다양한 형상을 부여할 수 있다. 또한, 성형 후 압출물은 다이 출구 주변에 설치된 회전 블레이드에 의해 일정한 길이로 절단되기도 한다(Huang 등, 2022). 일반적으로 다이는 전이부(transition zone), 분배부(distribution zone), 노즐부(nozzle zone)로 구성되며, 설계 시 노즐 직경과 길이(L/D 비율), 다이 구멍 수, 유동 특성, 전단율, 점도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Adekola, 2016).
열, 압력, 전단력은 원료의 물리·화학적 변화를 유도하는 핵심 요인이다. 예를 들어, 전분은 젤라틴화(gelatinization)되고, 단백질은 변성(denaturation)되며, 지방은 유화(emulsification)되거나 용융(melting) 상태로 전환된다. 이러한 변화는 최종 제품의 조직감(texture), 팽화도(expansion ratio), 기공 구조(pore structure)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Guy, 2001; Riaz, 2000). 특히 HTST(High Temperature Short Time) 처리는 압출성형 공정의 대표적 특성으로, 짧은 시간 동안의 고온 노출을 통해 미생물 제어와 영양소 손실 최소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효율적인 기술이다(Tie 등, 2005).
압출성형기는 작동하는 스크루의 개수에 따라 단일 스크루 압출성형기(single-screw extruder, SSE), 이중 스크루 압출성형기(twin-screw extruder, TSE), 그리고 다중 스크루 압출성형기(multi-screw extruder)로 구분된다. 이중 스크루 압출성형기는 현재 단일 스크루 압출성형기보다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Huang 등, 2022). 단일 스크루 압출성형기는 하나의 스크루를 이용하여 원료를 배럴 내에서 혼합·가열·압축한 후 다이를 통해 성형하는 장치이다. 구조가 단순하고 유지보수가 용이하여 비용이 저렴하며, 비교적 단순한 조성이 요구되는 제품군(예: 파스타, 사료, 스낵)에 적합하다. 그러나 단백질 또는 섬유질 함량이 높은 원료는 팽창이 억제되어 적용이 제한적이다(Shelar와 Gaikwad, 2019; Ugboya 등, 2019). 반면, 이중 스크루 압출성형기는 두 개의 스크루를 이용하여 원료를 배럴 내에서 혼합·가열·압축한 후, 다이를 통해 성형하는 장치이다. 스크루는 동회전(co-rotating) 또는 역회전(counterrotating)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맞물림 정도, 간격, 나사산 구조 등의 차이에 따라 기계의 처리 특성이 달라진다(Senanayake와 Clarke, 1999). 이중 스크루 압출성형기는 특히 단백질 함량이 높고 점성이 큰 고수분 시스템에서 강한 전단력과 효율적인 열전달을 제공하므로 복잡한 조직 형성이 필요한 대체육(meat analog) 가공에 적합하다(Wang 등, 2023). 또한, 이중 스크루 압출성형기는 피딩(feed), 배출(discharge), 혼합(mixing) 등의 모듈을 교체하여 다양한 프로파일 구성이 가능하므로 공정 설계의 유연성이 높고 산업적 활용도가 크다. 단일 스크루와 이중 스크루 압출성형기 모두 사입부(feeding section), 압축부(compression section), 계량부(metering section)의 세 구간으로 구성된다. 사입부에서는 원료를 일정하게 공급하고, 압축부에서는 열과 마찰에 의해 원료가 용융되며, 계량부에서는 혼합된 원료가 일정한 속도로 다이(die)를 통과해 최종 성형이 이루어진다(Cho와 Ryu, 2022; Fenner, 1983). 이중 스크루 압출성형기는 단일 스크루 압출성형기에 비해 초기 자본 비용이 높지만, 더 높은 기계적 에너지 입력(mechanical energy input)을 도입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경제적 이점을 가질 수 있다(Uitterhaegen와 Evon, 2017).
압출성형 공정 변수는 시스템의 독립 변수와 종속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독립 변수는 스크루 속도, 수분 함량, 배럴 온도 등과 같이 작업자가 제어할 수 있는 변수이며, 이러한 독립 변수는 결국 압출성형기의 반응 변수, 즉 종속 변수의 변화를 통해 최종 제품의 품질을 결정한다(Unlu와 Faller, 2002). 또한, 원료의 입자 크기, 전분·단백질·지방의 조성, 점탄성(viscoelasticity) 등도 공정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Cheng와 Friis, 2010). 예를 들어, 단백질 함량이 높을수록 점도가 증가하여 다이 압력이 상승하고, 조직 형성에 더 많은 에너지가 요구된다. 이들 변수는 독립적으로 작용하지 않고 상호작용을 통해 제품의 조직감, 팽화도, 밀도, 수분보유력 등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수분 함량은 압출성형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제품의 팽화도, 조직감, 색상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분 함량이 낮으면 메일라드 반응(Maillard reaction)이 촉진되어 풍미와 색상이 향상될 수 있다(Coțovanu 등, 2023). 분리대두단백을 이용한 연구에서 수분 함량이 20%(w/w)로 낮을수록 제품의 조직화 지수가 증가하고, 색도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Park 등, 2016). 또한, 고수분 대체육 압출 공정에서는 수분 함량이 약 65%(w/w)일 때 낮은 스크루 속도와 결합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도 높은 조직화도를 달성할 수 있었다(Maung, 2021). 원료의 수분 함량이 증가하면 혼합물의 점도가 감소해 유동성이 향상되지만, 이는 제품의 팽화도와 기공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쌀가루를 이용한 압출 공정에서 수분 함량이 27%(w/w)일 때 가장 높은 팽화율과 기공 구조가 형성되었으며, 이는 제품의 경도 및 저장 안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수분 함량이 31%(w/w)로 증가하면 팽화도가 감소하고, 기공 구조가 불균일해지는 경향을 보였다(Zambrano 등, 2022). 이러한 결과는 수분 함량이 높을수록 혼합물의 점도가 낮아져 압출성형기 내 전단력과 열전달이 감소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최적의 수분 함량을 유지하는 것은 제품 품질 향상에 매우 중요하다.
배럴 온도는 원료의 변성 및 조직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Park 등, 2016).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을수록 팽화율이 증가하고 겉보기 밀도는 감소하지만, 과도한 열은 영양소 분해를 초래할 수 있다(Alam 등, 2016; Wondimu와 Emire, 2016). 대두 기반 고수분 압출에서 배럴 온도를 140℃로 설정하면 제품의 섬유화 구조가 향상되고, 트립신 억제제와 같은 항영양성분이 90% 이상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Ribeiro 등, 2024). 배럴 온도의 상승은 단백질 변성과 전분 젤라틴화를 촉진하여 제품의 조직감과 텍스처를 향상시키지만, 과도한 온도는 단백질의 과변성과 영양소 손실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온도 제어가 필요하다(Lyu 등, 2023; Ribeiro 등, 2024).
스크루 속도는 압출성형기 내 원료의 이송 속도와 혼합 정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제품의 조직감과 색상에 영향을 미친다. 스크루 속도가 증가할수록 전분의 결정 구조가 완전히 변형되며(Chang, 1998), 제품의 경도와 탄력성이 증가하고 색상 변화도 뚜렷해진다. 스크루 속도를 높이면 공정의 에너지 효율이 향상되지만(Coțovanu 등, 2023), 과도한 속도는 원료의 과분해를 유발하여 색상 및 질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Ospanov 등, 2022; Ribeiro 등, 2024). 또한 스크루 속도는 전분 분해 및 다공성에 영향을 주며, 평균 체류 시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Gautam과 Choudhury, 1999).
압출성형기 내부를 흐르는 식품 재료는 일반적으로 비뉴턴성 유체(non-Newtonian fluid)로, 전단변형률 속도가 증가하면 점도가 감소하는 shear-thinning 거동을 보인다(Zuilichem 등, 2011). 즉, 압출성형기의 스크루 회전 속도가 높아져 높은 전단률이 가해지면 물질의 겉보기 점도가 감소하여 유동이 용이해진다. 이러한 pseudoplastic 유동은 폴리머 용융물이나 반죽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전단응력과 전단률의 관계는 멱법칙(power law)으로 표현할 수 있다. 식품 소재는 탄성적 성질을 일부 가지는 점탄성(viscoelastic) 물질이므로, 전단력이 가해질 때 주변 매트릭스의 응력과 기포 내부 압력 사이에 normal stress difference가 발생한다. 이는 팽화 공정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실제로 압출 팽화 제품의 기포 성장 단계에서는 주변 매트릭스의 인장 점도(extensional viscosity)가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충분한 인장 점도가 유지되어야 기포가 안정적으로 성장하여 제품이 잘 팽화되므로, 압출 공정에서는 전단 점도뿐만 아니라, 인장 점도와 탄성률(elastic modulus) 등의 유변학적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Fratte 등, 2022).
압출성형기는 열과 전단력이 동시에 작용한다. 배럴에 장착된 히터를 통한 열전도(conduction), 스크루 회전에 의한 마찰열(frictional heat), 그리고 재료 유동에 따른 대류(convection) 효과가 모두 작용하여 재료의 온도 프로파일을 형성한다. 일반적으로 배럴은 구간별로 설정 온도를 가지고 재료를 가열하지만, 실제 재료 온도는 전단에 의해 발생하는 열로 인해 설정값보다 높아질 수 있다(Insta-pro, 2012). 따라서 공정 조건을 설정할 때는 열역학적 에너지 수지(energy balance)를 고려하여 가열과 냉각을 조절해야 한다. 압출성형기 내부의 유동 특성은 매우 복잡하다. 스크루 회전에 의해 발생하는 드래그 유동(drag flow)과 압력 차에 의한 압력 유동(pressure flow)이 상쇄 및 조합을 이루며, 재료는 일부는 밀리고 일부는 이송되는 형태로 이동한다(Zuilichem 등, 2011).
압출성형기 내부의 복잡한 유동과 열전달 현상을 해석하고 최적화하기 위해 전산 유체 역학(computational fluid dynamics, CFD) 기법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CFD 시뮬레이션을 통해 압출성형기 내의 속도, 압력, 전단률, 온도 등을 시각화함으로써, 스크루 설계나 공정 조건에 따른 유동 패턴을 상세히 분석할 수 있다(Delvar 등, 2025). 특히 reactive extrusion이나 식품 성분의 변환이 일어나는 공정에서는, 화학 반응과 유동 및 열전달의 상호작용까지 고려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최신 연구에서는 고체 입자 혼합과 용융 유체 흐름을 개별요소법(distinct element method, DEM)과 CFD를 연성하여, 원료 투입부터 용융 혼합까지 연속적인 3D 모사를 구현한다(Delvar 등, 2025).
압출 조리(extrusion cooking) 기술은 식품 산업에서 스낵, 시리얼, 반려동물 사료, 사탕류 등 매우 광범위한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곡물 원료를 사용하는 시리얼 압출 분야는 시장 규모가 크고 전망이 밝고, 2022년 기준 전 세계 압출식품 시장 730억 달러 중 약 630억 달러를 곡물 압출 제품이 차지한다는 보고가 있다(Fratte 등, 2022). 전통적으로 곡물의 전분을 익히고 팽화하는 공정은 시간, 온도, 수분에 의해 제어되었으나, 압출 조리에서는 여기에 전단이라는 네 번째 요소가 추가되어 제품 품질에 영향을 준다(Fratte 등, 2022). 예를 들어 옥수수 등 곡물 전분은 압출 시 순간적으로 젤화되고 팽화되는데, 이때 전단력에 의해 전분 분자 구조가 분리되고, 다시 정렬되어 기존 방식으로는 얻기 어려운 독특한 질감과 형태를 부여한다(Gu와 Ryu, 2011). 다만 공정이 복잡해지고 소재가 열과 전단력에 민감하게 반응함에 따라, 균일한 제품 품질 확보가 중요하다.
최근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대체육 시작이 성장하면서, 압출 공정의 응용이 전분 기반 식품에서 단백질 기반 식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고수분 압출성형 대체육(high moisture meat analog, HMMA) 공정은 식물 단백질에 약 50~70%의 수분을 함유시킨 상태로 섬유상 조직감을 형성하는 기술로 주목받는다(Choi와 Ryu, 2022). 이 공정에서는 단백질을 포함한 배합한 혼합물이 압출성형기 내부에서 가열 및 융해된 후, 냉각 다이를 통과하면서 층상으로 정렬된 단백질 섬유를 형성한다(Tentu 등, 2023). 냉각 다이 내에서 온도가 낮은 상태로 제어되어 재료 내부의 수분이 증발하지 않고 액상 상태로 유지되며, 동시에 다이에서의 전단 응력 및 온도, 압력 강하가 단백질 혼합물의 상분리와 층류 형성을 유도하여, 고기 근조직과 유사한 섬유 배열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얻어진 제품은 수분을 함유한 채로 결착된 섬유질 조직을 가져, 근섬유 결처럼 찢어지는 질감을 구현할 수 있다. 고수분 압출에서 단백질의 물리화학적 변화는 복합적으로 일어나는데, 우선 콩단백, 밀 글루텐 등 식물성 단백질은 압출성형기에서 변성이 되어 구조가 펼쳐지고, 전단 흐름을 따라 방향이 정렬된다. 이 과정에서 단백질 간의 비공유 결합과 이황화 결합이 재형성되어 새로운 섬유 구조를 안정화시킨다(Schmid 등, 2022). 이러한 복잡한 구조화 메커니즘 덕분에 고수분 압출 대체육은 외관과 식감 면에서 동물성 근육조직에 근접한 특성을 얻을 수 있다. 공정 변수에는 온도, 수분함량, 스크루 회전속도 등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높은 온도는 단백질 변성을 촉진하나, 지나치면 결합을 파괴하고, 충분한 수분은 대체육에 유연성을 부여하지만, 과다하면 층상 구조가 약화되는 상반된 영향이 있어 세밀한 제어가 필요하다.
압출성형 제품의 영양 품질(nutritional quality)은 압출성형 공정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비타민의 경우, 열·압력·전단력의 영향을 받아 일부 손실이 발생하며, 특히 지용성 비타민 A와 E, 수용성 비타민 C, B₁, 엽산(folic acid) 등이 압출성형 공정 중에 가장 민감하다. 이러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방(lipid)이나 에틸셀룰로오스(ethylcellulose)로 코팅된 안정화 비타민을 사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Riaz 등, 2009). 단백질의 경우, 압출 공정을 통해 변성(denaturation) 및 재배열(rearrangement)이 일어나며, 이 과정에서 트립신 저해제(trypsin inhibitor)나 피트산(phytic acid) 등의 항영양 성분이 파괴되어 단백질 소화율이 향상된다(Patricia 등, 2023). 따라서 적절한 조건의 압출은 식물성 단백질의 영양 가용성(bioavailability)과 소화율(digestibility)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과도한 열 및 전단 처리는 단백질 내 아미노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라이신(lysine)은 환원당과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을 일으켜 영양 이용도가 저하되기 쉽다. 일반적으로 압출 온도가 높고 수분 함량이 낮을수록 이러한 갈변 반응이 촉진된다(Paes와 Maga, 2004). 또한 옥수수-대두 혼합물 압출성형 공정에서 라이신 함량이 유의하게 감소하는데, 이는 라이신의 자유 아민기가 당과 결합하여 생체 이용 불가능한 갈색 중합체(brown polymer)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공정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원료의 환원당 함량을 조절하며, 필요시 라이신을 과량 첨가하여 손실을 보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Paes와 Maga, 2004).
압출성형과 발효를 병합한 공정은 최근 식품 가공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융합(hybrid) 기술이다. 각각의 공정이 갖는 장점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Wu 등(2024)에 따르면 쌀겨를 고체 발효시킨 후 압출성형을 병합 처리한 연구에서는 자유형 및 결합형 페놀 화합물(free and bound phenolic compounds) 함량과 항산화 활성이 증가하였으며, 이는 기능성 식품 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밀기울을 Lactobacillus plantarum 및 L. uvarum으로 발효 후 압출성형을 결합한 연구에서는 미코톡신(mycotoxin) 함량이 감소하고, 생리활성 성분(bioactive compounds)이 증가하는 결과가 증명되어 곡류 부산물의 안전성과 부가가치를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Bartkiene 등, 2021). 쌀과 검은콩 혼합 분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압출성형과 발효 공정의 병합이 물리화학적 특성과 관능적 품질을 함께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었다(Rani 등, 2021). 이러한 결과들은 압출–발효 병합 공정(extrusion–fermentation combined process)이 곡류 및 식물성 부산물의 기능성 향상, 안전성 확보, 영양 성분 강화에 있어 매우 유망한 기술임을 시사한다.
압출성형 공정은 고온·고압 조건에서 원료를 단시간 내에 가공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제조 방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나, 이로 인한 몇 가지 기술적 한계 또한 존재한다. 특히 고온 조건에서의 가공은 비타민과 같은 열민감성 성분의 열분해를 유발하여 영양소 손실을 초래할 수 있으며, 과도한 열처리는 제품의 색상 퇴색 및 품질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Choton 등, 2020).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원료 특성에 적합한 가공 온도 설정과 공정 조건의 정밀 제어가 필수적이다. 또한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갖춘 스낵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공정 변수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며, 식물성 원료나 기능성 성분을 적용할 경우 원료의 열안정성 및 구조적 특성 차이에 따라 품질의 일관성이 저하되거나 비의도적인 텍스처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원료에 대한 표준화된 공정 조건 확립과 품질 안정성 확보를 위한 체계적인 연구가 요구된다. 아울러 파일럿 규모에서 확립된 공정 조건을 산업 규모로 스케일업하는 과정에서는 장비 구조, 열·전단 분포, 체류시간 변화 등의 영향으로 동일한 제품 특성을 재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스케일업 과정의 복잡성은 대량 생산 시 품질 편차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스케일업의 정확성과 재현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적인 모델링 및 공정 최적화 연구가 요구된다.
Ⅲ. 결론
압출성형은 고온 및 고압 조건 하에서 원료를 연속적으로 가공할 수 있는 효율적이며 상대적으로 환경 부담이 낮은 공정 기술로, 식품 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그 활용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초기 설비 구축에 상당한 자본 투입이 요구된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높은 생산성, 우수한 에너지 효율성, 다양한 원료에 대한 적용 유연성과 같은 장점으로 인해 압출성형은 미래 지향적인 식품 가공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식품 가공 분야에서는 고온단시간 처리(high temperature short time, HTST)라는 열역학적 특성을 활용함으로써, 미생물 제어를 통한 위생성 확보와 동시에 영양 성분의 과도한 열분해를 억제하여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스낵류 및 시리얼류 제품의 팽화 구조 형성, 식물성 기반 대체육 제품의 섬유질 조직 구현 등과 같이 다양한 제품군에서 물리적·구조적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응용 가치가 높다. 이러한 다기능성과 공정상의 이점은 압출성형 기술이 현대 식품 가공 산업의 경쟁력 제고 및 기술 고도화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압출 공정에서 최종 압출물의 특성은 장비 구성, 스크루 형태, 원료의 물리·화학적 특성, 공정 온도, 수분 함량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좌우된다. 따라서 성공적인 공정 운용을 위해서는 이러한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정밀하게 제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압출 과정 중에 발생하는 열역학적 현상과 압출물의 유변학적 특성에 대한 심층적 이해는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조직감을 개선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점탄성 재료의 유동 특성, 압력과 전단력의 상호작용, 에너지 전달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은 고기능성 식품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 요소로 작용하며, 이는 공정 최적화와 제품의 고도화에 있어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최근 압출성형 기술은 단순한 식품 제조 공정을 넘어 기능성 식품 소재 개발, 고수분 압출을 이용한 식물성 대체육 가공, 제약 산업에서의 약물 전달 시스템 설계, 그리고 친환경 소재 활용 등으로 적용 범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압출성형 기술에 대한 심층적인 과학적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공정의 정밀한 제어 및 최적화를 위한 연구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